큰형들의 울고 싶은 이야기
대한민국에서 '장남'(長男)만큼 깊은 울림을 안고 있는 단어가 또 있을까. 이 단어의 양쪽 어깨 위엔 '가장'과 '부양자'란 이름의 '원죄'(原罪)가 올라타 한평생을 짓누른다. 자신의 의지와 무관한 주사위 던지기에서 '1번'으로 결정된 사람들. 이들은 어떤 어려움과 어떤 긍지를 보듬고 이 시대를 살고 있는가. 최근 한 '49년차 장남'의 고백을 담은 '대한민국에서 장남으로 살아가기'란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이 시대의 형과 아우들이 다시 한번 '장남'이란 단어의 울림을 곱씹고 있다. 최근 이 책의 저자인 윤영무(MBC 보도국 부장)씨를 비롯해 김성환(방송인)·한기호(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윤우진(파평 윤씨 37대 대종손) 씨 등 4명의 '장남'이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가상토론]박정희 조갑제 진중권 만나다
세상을 뜬 지 25년. 그러나 지금 이 시각에도,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논의의 중심에 서있는 사람이 있다. 고 박정희(朴正熙·사진) 전 대통령이다. '행정수도 이전' '친일진상 규명법'부터 최근의 '대한민국 정체성' '정수장학회' 논란에 이르기까지…. 2004년 우리 사회에서 불거지는 대부분의 논쟁이 그를 비켜가지 못하고 있다. '영웅' 이자 '독재자'였던 그가 여전히 '향수'(鄕愁) 또는 '망령'(亡靈)의 이름으로 이 사회를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그는 대체 우리에게 누구이며, 그가 역사에 남긴 것은 무엇인가. 또 우리는 그를 역사에 어떤 이름으로 남겨야 할 것인가. 동아닷컴은 '우파 논객' 조갑제(趙甲濟) 월간조선 대표이사겸편집장과 '좌파 논객' 진중권(陳重權) 중앙대 겸임교수에게 스물다섯 가지..풍수로 본 신행정수도 후보지
"풍수(風水)로만 따지면 수도이전 후보지로 거론되는 4곳이 모두 서울만 못합니다." 정부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는 지난 15일 후보지 4곳의 명단을 발표했다. △충남 공주(장기면)-연기(남·금남·동면) △충남 천안(목천읍 성남·북·수신면) △충남 공주(상월면)-논산(계룡면) △충북 음성(대소면·맹동면)-진천(덕산면) 등이 이 명단에 올랐다. 이들 4곳에 대해 풍수 전문가들은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을까. 풍수에 정통한 일부 국내 지리학자들은 "4곳 가운데 도읍지로서 한양(서울)보다 나은 곳은 없으며, 그래도 꼽으라면 공주-논산 지역"이란 의견을 보였다. 또 "수도 이전은 천년대계(千年大計)인만큼 더욱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며 "굳이 옮겨야 한다면 이들 지역보단 대전 이남의 금산·옥천·영동 지역이 풍수적으..육지와 '접속' "이젠 외롭지 않아요"
북위 33˚6' 31" 동경 126˚11' 3". 한반도 최남단 마라도의 유일한 교육 기관 마라분교(분교장 고권)는 재학생이라곤 김연지(6학년)·민수(5학년) 남매 단 둘뿐인 초미니 학교다. 교통 수단이래봤자 하루 서너 차례 다니는 여객선과 유람선이 전부인 낙도의 학교. 그나마 바람과 파도가 변덕이라도 나면 주민들의 발은 며칠씩 섬에 묶이기 일쑤다. “자유롭게 하늘을 날고 싶어요.” 운명처럼 따라붙는 고립감은 ‘섬 인생 13년’ 연지의 장래 희망을 ‘파일럿’으로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새 학기부터 연지와 민수는 전세계 어디든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됐다. ‘마하의 속도’로 날고 싶은 이들에게 지난 연말 ‘빛 속도’의 정보 고속 도로가 뚫렸기 때문이다. 정보통신부와 교육부의 학교 정보화 사업에 따라 지난..E-Divide의 앞날은
꾸우벅~ 안녕하세요? 이재준 기자입니다. 방금 자장면으로 점심을 때우고 들른 기상청 홈페이지는 서울 현재 기온 -5.7도를 알리고 있군요. 예전에야 비할 바 아니지만, 온난화된 지구를 감안하면 귀밑머리가 쫑긋 설 만큼 추운 대낮 날씨입니다. 회원 여러분은 이렇게 날씨가 추울 땐 무엇을 떠올리시나요? 호빵? 벙어리장갑? 아니면 조개탄 난롯불에 까맣게 그을리던 양철 도시락? 참 이상한 건 무언가 추워지고서야 지난 추억의 소품들이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한 깜찍이램프처럼 하나둘씩 켜진다는 사실입니다.(날씨이던 마음이던 말이죠.) 오늘은 먼저 따뜻한 남국의 아프리카에서 날아온 한 통의 메일로 몸을 녹여 보시죠. ◆아프리카에서 날아든 한 통의 편지 「안녕하세요. 저는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 선교 사역을 하고 있는 이메..혼자만의 여행
작년 7월 한 국장급 고위 공무원이 뜻밖의 ‘돌출 행동’으로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서울시 시정개혁단장이란 중책을 맡고 있던 이 사람은 돌연 무급 휴직원을 내고 아파트 전세금 9000만원을 털었다. 그리곤 난데없이 온 가족과 함께 세계 여행 길에 올랐다. 떠나기 전 그는 “이 가족 여행은 지금까지 이뤄온 모든 것을 투자해도 아깝지 않다”고 했다. 주위의 소곤거림을 뒤로 한 채 그는 김포공항 하늘 너머로 사라져 버렸다. 그로부터 10개월. 배낭 하나 달랑 메고 1년 ‘고생’ 길에 올라선 이들 가족은 현재 중국·인도·아프리카·유럽을 거쳐 아메리카 인디언의 땅에 발 디딛고 있다. 추석 밤 둥근 대보름달은 열대 탄자니아의 한 국립공원 텐트 안에서, 21세기를 밝히는 첫 태양은 문명이 시작된 이집트 룩소르 신전.."휴대폰 기본료 만원 안팎까지 내려야"
"이동통신회사는 매년 순익만 조(兆) 단위로 남기는데, 왜 소비자에겐 혜택이 한 푼도 안 돌아오나?" 국내 휴대폰 이용자가 3천6백만명을 넘길 정도로 이동통신 시장이 크게 성장했지만, 휴대폰 기본요금은 OECD평균에 비해 여전히 높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본료 OECD평균보다 40% 높아"▽ 이통3사가 발표한 실적 보고서들에 따르면, 전체 매출액에서 기본료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연간 5조원 규모. SK텔레콤이 약 3조원, KTF가 약 1조5000억원, LG텔레콤이 약 5000억원의 기본료를 매년 거둬들이고 있다. 현재 국내 휴대폰 월(月) 기본 요금은 대략 1만4000원. 이같은 수치는 OECD 회원국 평균인 1만원보다 40%나 높다는 게 시민단체측 설명이다. 참여연대 이지은 간사는 "..'거액벌금'과 '법질서 무시'…악순환의 끝은 언제?
"많이 버니까 몇백억 벌금쯤 우습게 여기는 것 아닌가." 거액 과징금 부과와 영업정지 등 정부의 '중징계'에도 불구, 이동통신업체들이 이를 무시하고 불법 행위를 자행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의 '영(令)'이 서지 않는 것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갈수록 높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실 수백억원대의 벌금을 '겁내지 않는' 이통사들의 행태는 이들의 수익 구조와도 무관하지 않다.이에 따라 이통사들이 휴대폰 요금을 내려 소비자에게 이익을 환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최근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급격히 커져가고 있다. ▽벌금만 1천억대…'그래도 우리는 이대로 간다?'▽ 지난 7일 정보통신부 산하 통신위원회는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3사 및 KT에 대해 20~40일의 '영업 정지'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금실도 '애틋'…텃새로 되살린 황새
황새복원연구센터 박시룡 소장 '뱁새가 황새걸음 따라가다 가랑이 찢어진다'는 속담이 있을만큼, 황새는 예로부터 우리 민족에 친근한 조류(鳥類)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속담으로만 남은 옛말. 뱁새가 따라가볼 염두라도 낼 수 있는 황새는 이제 국내에 25마리밖에 남아있지 않다. 다행히도, 위기에 놓인 이들 25마리 황새에겐 친아버지 같은 존재가 있다. 최근 황새 새끼 3마리를 자연 번식하는 데 성공한 황새복원연구센터 박시룡(朴是龍·한국교원대학교 생물교육학과 교수) 소장이 바로 그사람. ▽명함에도 황새 사진 새겨 넣은 '황새 박사'▽ 충북 청원군 강내면 다락리 산7번지. 서울로부터 2시간가량 떨어진 이곳 한국교원대 뒷산엔 대여섯 평 크기의 컨테이너 가건물 한 채가 들어서 있다.1996년 문화재청과 한국교원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