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놀음'의 덫…사라진 '노후보장'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상향을 놓고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논리의 덫'에 빠졌다. "노후 보장 강화를 위해 소득대체율을 높이겠다"는 당초의 여야 합의 내용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정책 목표가 '노후 보장'보다는 '충분한 적립금 보유'에 치중해 있음을 스스로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6일 오후 낸 해명자료를 통해 "기금 소진시점 2060년은 현행 제도를 유지할 경우의 재정상태를 나타낸 결과 값이지, 국민연금이 지향하는 목표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특히 "기금규모가 크다는 것은 운용의 문제이지 그 자체가 문제라곤 할 수 없다"며 "우리 나라는 제도 초기부터 고령화에 직면하고 있으므로 충분한 적립금 보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래세대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낮춰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제3공화국의 '데자뷰'가 펄럭입니다
"즐거우나 괴로우나 나라 사랑해야 되겠고 최근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에도 보니까 부부싸움 하다가도 애국가 들리니까 국기배례를 하고…". 지난해말 박근혜 대통령의 '영화평'에서 비롯된 국기 게양 논란이 갈수록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2월말쯤 정부가 국기 게양·하강식 부활을 추진해 논란을 빚더니, 지난달부터는 태극기 부착이 '폭풍 러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군대를 시작으로 소방 공무원과 사회복무요원, 경찰까지 가슴팍에 태극기를 달겠다고 하는군요. 위장 크림을 발라도 적의 눈에 띌 판에 빨강파랑 문양을 심장 위치에 달겠다는 것도, '불에 안 타는 장갑'이 절실한 소방관들의 가슴팍에서 검게 그을린 태극기를 매번 봐야 하는 것도 여간 마뜩치가 않습니다. 우리가 낸 세금이 하필 그런 곳에만 투입돼야 ..차라리 51.6%에 '부정수급'을 허하라
이완구 국무총리의 차남에 이어 이병호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의 두 아들도 고액 연봉을 받으면서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서민들도 없는 월급에 꼬박꼬박 내야 하는 건보료이다 보니, 논란은 커질 수밖에 없을 텐데요. 이 후보자의 장남은 홍콩 한 증권사의 고위직 임원으로 연봉이 3억 9천만원, 미국에서 변호사로 활동중인 차남은 연봉이 1억 4천만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 후보자의 '직장 피부양자'로 등록돼, 지난 2006년 10월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 건보료를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외에서 거둔 소득을 신고하지 않고 피부양자 자격을 유지한 채로 매년 한국에서 공단부담금을 수급해왔다는 겁니다. 그 금액만 1억 5천만원에 이른다고 하니, 가히 억대 연봉자의 '.."천황 위해 죽자"는 국정교과서 나올라
"역대 천황은 반도의 민초들에게 갓난아기처럼 애무육성하심으로써 오늘의 영예를 반도 민중에게 짊어지게 하신 성스러운 배려에 감격한다. 반도동포는 남녀노소 한결같이 이 광영에 감읍해 한 번 죽음으로써 임금의 은혜에 보답해드리는 결의를 새로이 해야 한다. 군무에 복무하는 것이야 말로 참으로 황국신민교육의 최후의 마무리로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여러분은 위에 소개한 세 개의 문장을 읽으면서 누굴 떠올리셨나요? 얼핏 '매국노'의 대명사 격인 이완용이나 박제순 같은 이를 필자로 지목하기 십상일텐데요. 그러면서 마음 속에 몇 마디 욕설이 벌써 지나간 분도 계실테죠. 하지만 이 글을 쓴 이는 '광복 70주년'인 2015년에도 우리 민족이 받들고 기려야 할, 특히 삼일절의 고귀한 정신이 깃든 '3월의 스승'으로 선정..진실도, 책임도 '실종'…참사는 '진행중'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도 24일로 100일째를 맞았지만, 아직 실종 상태인 건 비단 진도 앞바다에 남은 10명의 희생자뿐이 아니다. 사건의 실체적 '진실'은 물론 '책임'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대통령이 유족들에게 약속했던 특별법 제정도 여당의 수사권 거부로 표류중임은 물론이다. '실종'의 시작은 윗물에서 비롯된다.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8시간 행방이 일단 묘연하다. 국회가 특위를 가동해 국정조사를 벌였지만 외려 '의문'만 늘어가는 형국이다. 정권 차원의 일관된 '모르쇠'에 새로 밝혀지는 게 없다. 국정조사의 '하이라이트'인 다음 달 초 청문회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대한민국 '컨트롤타워'의 행방도 불명이긴 마찬가지다. 정부 위기관리 매뉴얼에도 '컨트롤타워'로 명시된 청와..박근혜도 문재인도 아닌…가족들이 잡은 '제3의 손'
5일로 벌써 사고 20일째입니다. "애 옷이 물에 젖었을테니 갈아 입힐 옷만 가지고 왔다"는 학부모들은 먼 타지인 이곳 진도에서 끝 모를 악몽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진도에는 이 악몽에서 흘러나오는 '공허한 슬픔'이 넘실거립니다. 물론 꿈이 아닌 현실입니다. 각지에서 답지하는 구호물품과 자원봉사자들이 그나마 부모님들을 도와주고 있어서, 쾌적하지는 못하지만 입고 먹고 자는 데는 어려움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결코 부모님들이 원하는 게 아니에요. ◈ 부모님들이 원하는 건 단 하나…"내 아이 찾아주세요" 지난 3일 조용히 전남 진도를 방문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한 어머님이 이런 말을 하셨습니다. "체육관에 온 국무총리가 그랬어요. 봉사자들 많이 보내고 있다고. 이 말 듣고 얼마나 성질이..'10개의 앞니'와 '햄 숟가락'
세월호 침몰 나흘째인 지난달 20일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진도 실내체육관과 진도항(옛 팽목항)에는 수습된 시신의 인상착의 전단지가 처음으로 나붙기 시작했습니다. 확인된 사망자 숫자가 40명을 막 넘어갈 즈음이었습니다. 여학생 신장 161cm, 남색 후드티에 검정색 아디다스 바지, 이마에 여드름이 많음. 남학생 신장 178cm, 검정색 맨투맨티에 청바지, 얼굴이 갸름하고 왼쪽 광대뼈에 점. 옷차림과 간략한 신체 특성만으로도 피붙이인 걸 알아챈 학부모들은 오열하며 시신이 들어오는 진도항 검안소로 한걸음에 내달렸습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실종자 가족들의 DNA 샘플을 채취하자는 얘기가 나온 것도 이맘때쯤입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많은 엄마들은 "내 강아지는 살아있다"며 방송에서 나오는 '에어포켓..세월호 '데자뷰' 중대본 '트라우마'
세월호 침몰 사고가 난 지 3일로 18일째입니다. 200여명이 사망했고 70여명을 아직도 찾지 못했습니다. 지칠대로 지친 실종자 가족들이 대기하고 있는 진도 실내체육관 대형 전광판에는 전날 오후 안 좋은 소식이 보도됐습니다. 이번엔 지하철 충돌사고였습니다.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고 200여명이 다쳤다고 합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은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고 하는데, 또 터진 안전사고에 취재진들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정부도 마찬가지 심정이었나 봅니다. 보도가 난 지 몇 분 만에 신속하게 중앙사고수습본부가 구성됐습니다. 사고수습본부가 꾸려졌다고 하니, 세월호 침몰 사고로 조직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떠올랐습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인재(人災)를 넘어선 관재(官災)라고 불리우는 이유가 된 이..